피아트크라이슬러·푸조 합친다…美·伊·佛 연합 '빅4 車그룹' 탄생

입력 2019-10-31 15:42   수정 2019-11-01 01:32

이탈리아·미국계 자동차 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 푸조·시트로엥(PSA)그룹이 합병하기로 했다. 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면 기업 가치와 판매량 기준으로 글로벌 4위 자동차 기업이 탄생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CA와 PSA가 31일 각각 이사회 승인을 거쳐 합병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양사는 공동 발표한 성명을 통해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미래 자동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혁신에 집중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합병은 50 대 50으로 지분을 합치는 방식으로 한다. 합병 법인의 본사는 네덜란드에 설립할 방침이다. 새로운 이사회는 FCA 5명, PSA 6명으로 구성된다. 피아트 창립자 잔니 아넬리의 손자이자 현재 FCA 최고경영자(CEO)인 존 엘칸이 이사회 의장, 카를로스 타바레스 PSA CEO가 임기 5년의 합병 법인 CEO를 맡을 계획이다.

두 회사를 합치면 연간 자동차 판매량을 기준으로 업계 4위가 될 전망이다. FCA와 PSA의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을 합하면 870만 대다. 3위인 도요타자동차 (1060만 대)에 비해 190만 대 적은 수준이다. 1위 폭스바겐그룹과 2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르노·닛산·미쓰비시자동차 연합)는 지난해 각각 1080만 대가량을 팔았다. 합병 법인의 시가총액은 500억달러(약 58조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도 업계 4위다.

WSJ는 “두 회사의 합병은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사가 각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시장이 상호보완적이기 때문이다. 미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브랜드 지프를 보유하고 있는 FCA는 SUV와 픽업트럭 부문에 강점이 있다. 이에 비해 PSA는 경차와 세단을 주력 모델로 하고 있다. 또 FCA는 북미 시장에서 판매량이 많고 PSA는 유럽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WSJ는 “두 회사가 합병하면 당장 유럽에서의 시장 점유율이 폭스바겐 다음으로 높은 23%에 달한다”고 전했다.

합병은 양사의 남미 시장 공략에도 유리하다. 그동안 FCA는 브라질, PSA는 아르헨티나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었다. 양사는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40억달러(약 4조6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WSJ는 “파트너사를 열심히 찾아헤매던 FCA의 노력이 결실을 보게 됐다”고 보도했다. FCA는 오래전부터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사와의 합병을 적극 추진했다.

FCA와 PSA의 합병은 무난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WSJ는 “FCA가 미국자동차노조(UAW)와 벌이고 있는 노동 협상만 잘 마무리되면 문제가 될 부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두 회사의 합병 소식이 전해지면서 30일 FCA 주가는 9.5%, PSA 주가는 4.5% 급등했다. 반면 르노그룹 주가는 4% 하락했다.

WSJ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 합종연횡은 향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포화상태인 데다 미래차 연구개발(R&D)이 중요해지면서 각자도생 방식으로는 생존이 힘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합병이 국내 자동차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FCA나 PSA 소속 브랜드의 국내 판매량이 많지 않은 데다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두 회사가 합병하면 생산 기준 글로벌 4위 자리로 올라서면서 현대차그룹의 순위가 5위에서 6위로 내려앉는다.

정연일/도병욱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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